1. 소아에도 수면 장애가 있는지요?
수면장애는 어른에게만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소아들에게도 다양한 수면장애가 있습니다. 다만, 소아는 스스로 증상을 표현하지 못하고, 수면장애로 나타나는 증상도 어른과 다르기 때문에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어른들이 더 신경을 써야합니다.
2. 아이들한테서 수면 장애를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밤에 잠을 잘 안 자려고 하고, 자주 깨는 증상은 소아에서 가장 처음 나타나게 되는 수면 장애인 불면증의 증상입니다. 이외에도, 밤에 잠을 잘 때 코를 심하게 골거나, 숨을 쉬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아이들은 낮이나, 밤이나 입으로 숨을 쉬는 경우도 많고 잠을 잘 때 몸부림이 심하거나, 이상한 자세로 잠을 자기도 하고, 땀을 심하게 흘리기도 합니다. 이런 증상이 있을 때는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몽유병과 같이 자다가 일어나서 걸어 다니거나, 뭔가를 몹시 무서워하면서 소리 지르고 우는 야경증도 있고, 자다가 몸을 자꾸 움찔거리기도 하고, 밤에 자기 전에 다리가 불편하다고 잠을 못하는 아이들도 있고, 정말 다양한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3. 수면장애가 미치는 영향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수면이 건강하지 못하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겠지만, 결국 낮 동안의 생활에 부정적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수면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하루 이틀만 잠을 못자도 금세 알 수가 있겠지요? 특히 성장과 발달을 지속하고 있는 소아에서 수면장애는 성장, 발달, 인지, 학습, 정서, 대인관계 등등 삶의 전 영역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4. 요즘 어머님들 성장, 키에 관심이 많으신데, 수면과 성장이 어떤 연관이 있나요?
아이들의 성장에 중요한 성장 호르몬은 주로 80%이상이, 깊은 수면 단계에서 분비가 됩니다. 그러나 수면장애로 인해 깊은 잠이 방해되면, 성장 호르몬의 분비에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폐쇄성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좁아진 기도로 숨을 쉬려는 힘겨운 노력이 증가해서 몸의 에너지 소모가 많아져서 땀도 많이 흘리게 됩니다. 여러 연구에서 정상소아에 비해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이 있는 아이들이 저체중, 저신장을 보였고, 치료 후 성장 속도가 항진되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5. 학습이나, 인지에도 어머님들이 관심이 많으실텐데, 수면과 어떻게 연관이 있는지요?
수면은 얕은잠, 깊은잠, 렘수면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깊은 잠은 피로의 회복에, 렘수면은 인지, 기억력의 향상에 중요합니다. 그러나 수면장애가 있는 아이들은 수면의 구조가 왜곡되기 쉽습니다.
깊은 잠을 충분히 못자면, 피로회복이 안되고, 졸리기도 하고, 집중력도 떨어지고, 인지 능력도 저하되어 학습에 큰 지장을 초래합니다. 집중력이 저하되고 산만한 행동이 늘어나면 행동장애가 있는 아이로 오인 받을 수도 있고, 이런 행동 자체도 학습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6. 대표적인 수면장애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생애 최초로 경험하는 수면장애는 불면증입니다.
불면증은 잠에 들지 못하는 것, 자다가 깨서 다시 잠들지 못하는 것, 너무 일찍 일어나는 것으로 크게 분류를 합니다만 소아의 불면증은 혼자서 잠들지 못하고, 자다가 깨서 우는 형태로 나타납니다.
불면증으로 병원을 찾으시는 보호자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이런 분들이 염려하시는 것은, 하룻밤에도 4-5번씩 자다가 깨서 우는 현상이 혹시 무슨 병이 아닌가 하는 것과, 밤에 잠을 푹 자도록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영아기 및 유아기의 아이들에서 흔하게 나타나는 현상이고, 이것은 수면 습관을 어떻게 들이는가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졸려할 때, 완전히 재워서 눕히는 습관이나, 젖이나 우유병을 물려서 잠을 재우는 것은 불면증을 키울 수 있는 매우 좋은 방법입니다. 즉, 재워주지 말고, 스스로 잠드는 아이로 만들어 주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7. 요즘 아이들은 공부하느라 수면이 부족한 경우가 많을 텐데요, 이런 것은 문제가 없을까요?
공부하느라 수면이 부족한 부분들은 대개, 수업시간에 채우는 것 같습니다.
인간의 몸은 어떻게든, 필요한 수면의 양을 채워야 적절한 기능을 할 수 있으니까요.
특히 사춘기가 되면, 수면의 패턴이 달라지는데, 생체시계가 좀 뒤로 밀립니다.
즉, 어린이보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것이 몸에 더 맞는 리듬이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지요.
늦게는 자지만, 등교시간에 맞추려면, 일찍 일어나야 하기 때문에, 만성적인 수면 부족 현상이 생기게 되고, 주말에 몰아서 자는 친구들도 있습니다만, 이렇게 불규칙한 수면 패턴이나 수면 부족현상은, 앞에서 말씀드린 학습이나, 인지, 정서, 행동에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잠을 푹 자고, 공부를 해야, 효율도 더 높겠지요.
절대적인 양보다는 효율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더 지혜로운 방법일 것 같습니다.
8. 수면장애는 어떻게 진단하고 치료를 하는지요?
간단하게 습관을 교정시키는 것만으로도 좋아질 수 있는 수면장애도 있지만, 수면다원검사나, 다중 수면 잠복기 검사 등의 검사가 꼭 필요한 수면장애도 있습니다.
먼저, 병원에 오시면, 수면의 상태에 대해 파악하기 위해 수면설문지를 작성하게 되는데, 수면 설문지는 수면장애의 종류를 판단할 수 있으므로 매우 중요합니다.
그 다음에 진찰에서 편도비대나 비염, 축농증의 소견이 없는지 낮의 생활은 어떠한지 등에 대한 병력 청취를 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수면다원검사를 하게 됩니다.
치료는 질환에 따라 다양하게 달라지지만, 수면위생에 대한 교육은 기본으로 하게 되고, 수술이나 약물이 필요한 경우는 그에 따라 치료를 하게 됩니다.
9. 끝으로, 수면에 좋은 tip을 좀 알려주세요.
외국에서는 sleep hygiene 이라고 표현을 하고, 우리말로는 수면 위생이라고 하는데, 좀 쉽게 이야기를 하면 좋은 수면 습관 정도라고 이해를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첫 번째 수면에 대해 루틴을 정해두는 것입니다.
잠자기 30분이나, 한 시간 전부터 잠이 들때 까지 몇 가지 순서를 정해두고, 매일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순서대로 지켜서 잠을 자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잠자는 시간 근처에는 relax 할 수 있게 해주세요, 게임이나 TV 등은 멀리 두는 게 좋습니다.
자꾸 재워줄려고 하지 말고, 스스로 잠들 수 있게 도와주세요.
예를 들어보면, 너무 배가 고프지 않게 간단히 간식을 먹고, 씻고, 양치질하고, 잠옷 갈아입고 책 읽고, 기도하고 잘자! 하고 방에서 나오는 정도입니다.
낮잠을 자는 아이들의 경우, 오후 4시 이후의 낮잠은 밤잠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초콜릿이나 코코아, 콜라 등에 카페인이 제법 포함되어 있는 것 아시죠? 과량을 먹으면 당연히 수면에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수면환경을 잘 조성해주셔야 하는데요, 조용하고, 약간 어둡게, 온도는 너무 덥지 않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어릴 때부터 좋은 수면 습관, 건강한 수면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꼭 기억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