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으며
산다는 것은 변한다는 말과 통합니다. 생명활동 자체가 끊임없는 변화의 과정 속에서 유지됩니다. 변화가 중단되면 생명은 죽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이런 사실에서 ‘나는 변화되고 있는가? 우리 사회와 국가는 변화되고 있는가’ 하는 질문은 무의미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런 질문에는 매우 절실한 요청이 담겨 있다고 봅니다. ‘변화는 있지만 정말 우리에게 필요하고 요구되는 변화, 우리 모두를 더욱 편안하고 활기 있게 만드는 신선한 변화를 향한 움직임이 진정 우리 삶에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가’라는 물음입니다.
대통령을 중심으로 하는 비정상적인 기괴한 상황이 초래한 엄청난 충격을 겪으면서 사람들은 망연자실하였습니다. 분노, 불신, 자괴감, 수치심 등 온갖 어둡고 부정적인 감정들이 대지를 덮고 있습니다. 외면하고, 욕하고, 도망하고픈 절망적 국면이 언제 끝날지도 모르면서 2017년 새해 달력을 펼쳐야 합니다.
‘어떤 마음으로 이 난국을 해쳐나갈 수 있을까’하는 고민 끝에 화장실을 떠올립니다. 화장실! 늘 더럽고 가까이 하고 싶지 않았던 어두운 변소가 어느 샌가 탈바꿈하여 쾌적한 휴식과 정비의 해우소가 되어 우리 문화 한 가운데에 들어서 있습니다. 외국여행을 하다보면 다른 것은 몰라도 화장실 상태만큼은 우리나라가 최상급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체험을 거듭합니다. 우리에게 뒷간에서 화장실로의 변화는 가히 혁명적이었습니다. 이전과 이후가 확연히 구분되는 개혁을 보여줍니다. 이런 일을 감행하는 사람들이 다른 일이라고 못하겠습니까? 부산가톨릭의료원 산하 메리놀병원과 부산성모병원 가족들은 올해도 환우들이 행복하고 기뻐하는 변화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한 알의 씨앗이 열매를 맺는 과정을 따라가며 수확의 기대를 즐겁게 품어 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