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에게 불안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그림자와 같습니다. 과거에는 일부 연예인들만 겪는 특별한 질환으로 치부되던 공황장애가 이제는 우리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는 흔한 현대인의 질환이 되었습니다.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중, 갑작스럽게 심장이 터질 듯이 뛰고 숨이 막혀오며 당장이라도 죽을 것 같은 극심한 공포에 사로잡혀 응급실을 찾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막상 병원에서 심전도나 각종 정밀 검사를 받아보면 신체적인 이상은 전혀 발견되지 않곤 하는데, 이것이 바로 공황발작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미국정신의학회의 진단 기준에 따르면 공황발작은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가슴 두근거림, 호흡 곤란, 식은땀, 어지러움, 죽을 것 같은 공포 등 13가지 주요 증상 중 4가지 이상이 급격히 발생하여 10분 이내에 최고조에 달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러한 발작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반복되며, 또 언제 어디서 발작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두려움인 '예기불안'이 한 달 이상 지속될 때 비로소 공황장애로 진단하게 됩니다. 증상이 악화되면 대피하기 어려운 지하철이나 버스, 군중 속을 피하게 되는 광장공포증이 동반되기도 하여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합니다.
많은 환자분이 공황장애를 자신의 의지가 약하거나 마음이 여려서 생긴 병으로 자책하곤 하지만, 이는 과학적으로 볼 때 큰 오해입니다. 공황장애는 신경생물학적 원인과 스트레스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는 뇌의 질환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환자들은 불안을 조절하는 편도체나 대뇌피질의 기능 이상 등 뇌 구조적 차이를 보입니다. 더불어 심박수 증가와 같은 자연스러운 신체 반응을 심장마비 같은 위험한 상황으로 과도하게 오인하는 인지적 오류 역시 불안을 급격히 증폭시키는 핵심 원인이 됩니다.
다행스러운 점은 공황장애가 전문적인 치료를 통해 충분히 완치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초기에는 증상을 빠르고 효과적으로 가라앉히는 약물치료를 우선 시행하지만, 근본적인 인지 오류를 교정하기 위해 반드시 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해야 합니다. 이는 두려워하는 자극에 점진적으로 노출하며 신체 증상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수정하는 과정입니다. 최근에는 현재의 순간에 판단 없이 집중하여 예기불안을 줄이고 동반된 불면증과 우울감을 해소하는 데 탁월한 명상인지치료도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성공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병원 치료만큼이나 일상생활에서의 관리도 중요합니다. 피로를 쫓기 위해 마시는 커피의 고농도 카페인, 그리고 술과 담배는 교감신경을 자극하여 공황발작을 직접적으로 유발하는 강력한 촉발제이므로 반드시 삼가야 합니다. 더불어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불안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공황장애는 결코 부끄러운 병이 아니며, 평생 안고 가야 할 불치병은 더더욱 아닙니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심장의 요동침을 '그동안 몸과 마음이 지쳤으니 이제 스스로를 돌보라'는 뇌의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 주시기 바랍니다. 회피하지 않고 부산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적극적으로 치료와 생활 습관 교정에 임한다면, 누구나 잃어버렸던 평온하고 자유로운 일상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