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응급실에 내원하시는 분들 중 아나필락시스라는 무서운 질병이 있습니다. 9월 추석은 성묘를 많이 하는 기간이라 응급실로 벌에 쏘여 내원하는 환자분들이 많습니다. 대게의 경우 벌에 쏘이고 나면 가려움,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극히 일부에서 호흡곤란, 저혈압, 안면부종 등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벌침에 의한 독작용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벌침 자체에 의해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라, 환자분이 특이체질이라 생기는 반응들입니다. 이런 경우를 아나필락시스 또는 아나필락틱 쇼크라고 부릅니다. 아나필락시스라는 용어를 생소하게 들으시는 분이 많으신데,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일반적인 두드러기, 비염 등의 알러지(=알레르기) 반응이 아주 심각하게 일어나서, 호흡곤란, 저혈압과 같이 생명과 관련된 활력징후에 영향을 미쳐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위험한 반응상태를 지칭하는 용어입니다.
Q1. 아나필락시스를 유발하는 원인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A. 원인으로는 주로 음식, 약물, 곤충 등에 의해 나타날 수 있으며, 음식으로는 해산물, 우유, 견과류 등 여러 가지 음식물에 의해 반응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약물 또한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데, 주로 진통소염제, 항생제에 의해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벌에 쏘이거나, 뱀에 물려서도 생길 수가 있는데, 신체의 특이 반응이기 때문에 같은 벌에 쏘인 A라는 사람한테는 단순 통증, 가려움만 나타날 수 있는 반면, B라는 사람한테는 호흡곤란, 저혈압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Q2. 아나필락시스가 생기는 기전은 어떻게 되는가요?
A. 방금 설명드린 아나필락시스를 유발하는 여러 원인들, 즉 알레르겐에 의해 면역 반응이 일어나면 면역글로불린 E, G 라는 항체가 생성됩니다. 이렇게 우리 몸에서 형성된 면역글로불린은 다시 알레르겐에 노출시 비만세포와 염증세포의 표면에서 결합하면서 수많은 화학물질들을 분비하게 됩니다.
이러한 화학물질들은 평활근 수축, 쇼크 등의 반응을 일으키는데, 시간이 짧은 경우가 많아 노출 이후 수분 이내에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Q3. 아나필락시스가 있을 때 어떤 증상들이 나타나는가요?
A. 나타나는 증상으로는 경한 경우, 단순 피부 반응으로, 두드러기, 가려움증, 홍조등이 생길수가 있으며, 후두 부위의 심한 혈관 부종으로 인해 호흡곤란이 심해질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저혈압으로 인해 흉통, 어지러움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할 시 의식불명 상태에 이르게 되고 심정지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Q4. 아나필락시스의 치료에 대해 궁금합니다.
A. 피부에만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면 항히스타민제, 스테로이드 제재로 치료하면 되지만, 위에서 언급한 호흡곤란, 어지러움, 의식 불명 상태가 되면 아나필락시스 상태가 의심되므로, 재빨리 큰 병원 응급실로 이송하거나 119신고를 통하여 응급실에 방문하여야 합니다.
조기에 빠른 치료를 통해 치료가 가능하지만, 치료 시기가 늦은 경우 인공호흡기 등을 통한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하게 됩니다. 아나필락시스 치료의 가장 중요한 점은 하강한 혈압을 상승시키고, 기도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산소를 투여하면서 에피네프린이라는 강심제를 투여하는 것입니다.
Q5. 아나필락시스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A. 이러한 아나필락시스의 경우에는 예방이 가장 중요한데, 원인이 되는 알레르겐을 회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견과류나 우유에 알러지가 있는 분은 같은 성분이 들어있는 음식을 피해야 하며, 진통제나 항생제에 알러지가 있는 분은, 다른 약물로 대체해야 합니다.
약물에 알러지를 경험하신 분들은 꼭 약물 성분과 이름을 알아놓아야 하며, 병원에서 약 처방을 받을 시 약물에 알러지가 있다고 얘기를 하셔야 합니다. 응급실에는 의식 불명 상태로 오시는 경우도 있으므로, 지갑 등에 알러지가 있는 약물을 적어놓는 것도 방법이 됩니다.
예전에 진통제에 알러지가 있는 분이 호흡곤란으로 내원하셨는데, 약물은 드시지 않고, 무릎이 아파 파스를 무릎에 붙였다고 합니다. 이후 호흡곤란이 심해져 내원하였으며, 환자분은 인공호흡기 치료를 통해 완치가 된 경우도 있었습니다.
따라서 약물 복용 뿐만 아니라 파스 제재나 연고를 통해서도 아나필락시스가 생길 수 있으므로, 약물 성분을 알아놓은 다음 반드시 같은 성분의 약물을 회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Q6. 예방 접종 후 부작용에 대해 궁금합니다.
A. 요즘 예방 접종 후 부작용으로 응급실에 내원하시는 분들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대중 매체에서 얘기가 많이 나오는 혈전증, 정식 명칭은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인데요.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에서만 생긴다고 보고되고 있으며, 화이자와 모더나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화이자와 모더나에서는 심근염, 심낭염이 부작용으로 많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일단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부터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은 주로 뇌정맥동, 복부내장정맥 또는 액와정맥, 심부정맥 등에서 발생합니다.
접종 후 4~28일 사이에 증상이 발생하며, 지속적이고 심한 두통, 국소 신경학적 증상, 발작, 흐릿한 시력, 흉통, 호흡곤란, 복통, 사지의 부종, 발적, 창백, 작은 멍이나 자반, 비정상적인 출혈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의심사례라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런 증상이 생기는 경우 응급실에 내원하여 피검사를 통하여 혈소판 감소증과 d-dimer라는 검사의 상승 소견을 보이면, 추정사례가 되며, 정밀 검사를 요하게 됩니다.
두 번째로 화이자, 모더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심근염, 심낭염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심근염은 심장 근육에 생기는 염증이며, 심낭염은 심장을 둘러싸고 있는 주변막에 염증이 생기는 경우입니다. 주로 접종 후 4일 이내에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여성보다는 남성, 주로 청소년과 청년, 그리고 2차 접종 후 더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가슴 통증, 압박, 불편감, 호흡곤란, 심장 두근 거림, 기절, 피로, 복통, 발열, 발이나 다리의 부종등이 나타나면 심근염을 의심할 수 있으며, 날카로운 가슴 통증, 특히 숨을 깊게 들여 마시면 악화되며, 앉거나 앞으로 기울이면 완화되는 특징을 가진 흉통이 나타난다면 심낭염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치료를 받은 대부분의 환자들은 치료에 양호한 반응을 보였으며, 빠르게 회복되는 양상을 보였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